골프

싱글 플레이어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26)

allbirdie 2023. 8. 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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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핸디캡이란 플레이어의 기술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이다. 18홀 총 파 72를 기준으로 볼 때 최소한 79타를 넘어서는 안된다. 물론 우리나라 기준이다. 서양에서는 핸디캡 인덱스가 18 이하인 경우까지 싱글로 보는 경우가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골프 한 라운드에 총 18홀을 돌게 된다. 아웃코스 9홀과 인코스 9홀로 전, 후반을 나누는데, 각 9홀에는 숏홀(Par3) 두 개, 미들 홀(Par4) 다섯 개, 롱홀(Par5) 두 개로 이루어진다. Par3홀이라 함은 티 샷부터 홀인까지 총 세타만에 이루어져야 Par, 즉 기준타수가 된다. 두 타만에 홀인하면 언더파가 되는 것이고 네 타만에 홀인하면 오버파가 되는 것이다. 

 

파3와 파4,파5를 전부 합하면 36타가 되고 전, 후반 18홀을 다 합하면 총 72타가 되며 이 타수가 기준타수이다. 핸디캡이란 이 기준타수에서 오버파가 되는 숫자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내가 평균 79타를 친다면 핸디캡 7이 되는 것이다. 이 처럼 핸디캡이 낮을수록 평균 이상의 고수를 뜻한다. 

 

싱글 핸디캡이란 1에서 9까지 한 자릿수 이상 오버되지 않는 타수를 뜻한다. 72 + 9 , 즉 81타까지를 싱글로 본다. 

그렇다면 싱글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 오늘은 그것을 알아보자. 

 

1. 체력

 

 

 

골프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체력이다. 체력이 뒷 받침 되지 않으면 어떤 스포츠도 잘 해낼 수가 없다. 골프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걸어서 18홀을 완주해야 하는 경기이다. 물론 카트를 타고 잠시 세컨드 샷 지점까지는 이동하지만 핸디캡이 높을수록 누가 하나 예외 없이 잔디를 밟으며 걸어야 한다. 때로는 뛰어야 할 때도 있다. 거의 7000야드, 대충 6500미터가량은 걷거나 뛰어야 한다. 만만치가 않다. 한 샷 한 샷, 트러블 상황이나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에 힘든 것을 못 느낄 뿐이지 18홀 동안 꽤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라운드가 끝나고 탕에 들어가면 비로소 긴장이 풀리고 격한 피로를 느끼게 된다. 이렇게 한 라운드를 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매일 열심히 연습을 한다. 등산은 한 번 갔다 오면 그걸로 끝이고 낚시도 한 번 갔다 오면 뒤풀이가 없지만 골프는 하루에 몇 시간씩 연습하고 퍼팅 연습하고 지인들과 만나 술도 마시고 가끔씩 스크린 골프장도 가 줘야 한다. 웬만한 체력 없이는 엄두도 못 낸다. 

 

간혹 허리를 다치거나 손가락을 다치면 한 동안 쉬어야 한다. 건강 관리도 꾸준히 해줘야 골프를 즐길 수가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비거리도 는다. 하지만 매일 술을 마시며 라운딩만 즐기면 결국엔 체력과 재력이 바닥나고 만다. 적절한 라운드와 적절한 운동이 골프에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다. 

 

2. 기술

 

 

 

싱글핸디캡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샷에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이 받쳐줘야 한다. 드라이버 샷은 일정하게 페어웨이 가운데로 때려낼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하고, 드로우와 페이드도 적절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언 샷은 거리별로 제 컨트롤이 되어야 하고 비교적 짧은 거리는 핀 하이로 갖다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우드와 유틸을 실수 없이 타격해야 하고 그린 주변 어프로치는 실수 하나 없이 깔끔하게 탭인 거리로 붙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퍼팅은 롱 퍼팅 할 때 거리감이 좋아야 하고 숏 퍼팅은 무조건 원 퍼트로 들어가야 한다. 쓰리 퍼트하면 그냥 짐 싸서 고향으로 돌아가라. 

 

이 외에도 깊은 러프에 들어 갔을때나 벙커 모래 속에 푹 박혀 있을 때 상실 타수를 최대한 줄이면서 트러블 샷을 해 내는지, 바람이 갑자기 심하게 불거나 비가 내려 장갑과 클럽이 빗물에 젖어 있을 때도 얼마나 타수 관리를 잘하면서 라운딩을 하는지, 동반 플레이어가 너무 잘 치거나 반대로 너무 못 쳐도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플레이를 해낼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 악조건과 불편한 환경 속에서도 멘털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3. 전략

 

 

 

주변에 골프를 아주 잘 치는 싱글고수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나이가 젊고 구력이 몇 년 안 되어도 열심히 연습해서 긴 비거리로 어쩌다 싱글을 치는 젊은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 나이 지긋한 한 회사의 사장님이나 큰 회사 간부들, 정년 퇴직한 구력 20년 이상의 노신사들이 싱글인 경우가 많다. 그들과 라운드를 돌아보면 전략을 잘 세워서 친다는 게 느껴진다. 골프에 무슨 전략이 있을까 싶지만 골프는 정말 전략이 받쳐주지 않으면 코스 자체로 핸디캡이 낮은 홀에서 타수의 무덤을 겪게 된다. 

해저드가 있는 파3홀을 친다던가, 그린 경사가 심한 홀을 세컨드 샷으로 공략한다던가, 그린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홀을 돈 다던가, OB구역이 있는 롱 홀을 지난다던가, 심하게 꺾인 도그 랙 홀을 투 온해야 한다던가 등등 골프 코스는 무한한 경우의 수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무작정 그린을 보고 치는 건 하수들이다. 짧은 파 5라고 해서 무조건 투온을 노리는 건 전략이 없는 것이다. 

 

고수들은 어려운 홀과 쉬운 홀을 구분한다. 고수들은 파 3홀과 파 5홀을 어떻게 쳐야 하는지 알고 있다. 고수들은 핀 위치를 보고 전략을 세운다. 고수들은 다음에 찾아 올 트러블 상황을 대략 알고 있다. 고수들은 어프로치 상황에서 굴려야 하는지 띄워야 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고수들은 퍼팅도 붙여야 하는지 꼭 넣어야 하는지 잘 구분할 수 있다. 이에 맞게 전략을 세운다. 이런 전략이 없이는 싱글이 요원하다. 

 

4. 정신력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정신력이 좋아야 한다. 쉽게 흥분하거나 쉽게 포기해서도 안된다. 첫 홀에 트리플 보기로 출발을 했다고 해서 그날의 라운드를 미리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한 타 한 타 최선을 다 해서 만회하려는 욕심이 있어야 한다. 간혹 모르는 사람들과 라운드를 하다 보면 샷 미스를 했다고 해서 클럽에 화풀이를 한다거나 퍼팅이 안 들어갔다고 해서 캐디 탓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본인 연습량이 부족하고 실력이 부족한 탓을 해야지 애꿎은 클럽에 화를 내야 무슨 소용인가, 본인 클럽에 화풀이를 하면 양반이다. 아무 죄 없는 잔디에게 혹은 나뭇가지에게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캐디분은 우리의 골프를 안내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할 뿐, 개인 비서가 아니다. 하지만 일부 몰상식한 골퍼들은 캐디분을 아주 가정부 부리듯 하는 사람이 있다. 반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거나 심지어 성적 농담을 스스럼없이 한다. 몰염치하다. 이런 사람들과 동반 라운드를 하다 보면 나 조차도 멘털이 흔들려서 그날 라운드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조차도 멘털을 잡고 이겨내야 한다. 골프는 정신력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5. 행운

 

싱글이 되기 위해서는 운이 필요하다. 내 개인적으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운이 아닐까 싶다. 운칠기삼이란 말도 있듯이 어떤 스포츠이건 운이 상대적으로 많이 따라야 그날 성적이 좋아질지 아닐지 판가름되기도 한다. 아까 말했듯이 비가 올 수도 있고 갑자기 돌풍이 불 수도 있다. 꼭 내가 칠 때만 맞바람이 불어, 꼭 내가 치기만 하면 깊은 러프에 들어가, 꼭 내가 칠 때 누군가 움직이거나 소리를 냈어, 자연적인 조건이 도와주거나 그렇지 않을 때가 있고,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전날 술을 많이 마셔서 속앓이 때문에 집중이 안되기도 한다.

 

라운드 도중 즐거운 뉴스를 접해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와이프의 잔소리를 들으며 싸웠거나 상사의 눈치를 보며 저 쪽에서 몇번이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 마음만 급해지고 그러면 좋은 타수가 나올 리가 없다. 간혹 돈내기를 하면서 점점 바닥이 보여가는 지갑을 느끼면 샷 하나하나 추위를 타서 제대로 타격이 안된다. 잘 치면 굿 샷이라고 외쳐주고 응원해 주는 동반자들이 있다면 더더욱 좋은 운일 것이다. 

 

싱글 타수를 치려면 최소한 위 다섯가지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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